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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ssão]직업. 피처에디터

1. 인생의 맛/Issue

by Patti Kim 2008. 7. 29.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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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걸>은….


2002년 3월에 창간한 걸들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패션지. 기존의 라이선스 패션지나 영 패션 매거진이 다루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세련된 문화적 감수성을 가진 여대생들에게 소구하며 걸 잡지의 붐을 이끌어낸 잡지.

 


피처 에디터는?

문화, 트렌드, 인물, 새로운 정보 등 잡지의 읽을 거리를 다루는 에디터. 새로운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캐치해서 전해야 하므로 세상의 모든 일에 오감을 열고 있어야 하며, 감칠맛 나는 글솜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interview

왜 피처 에디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나요?

고 3 때부터 생각해왔던 일이었습니다. 예전부터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나 피처 에디터는 순수하게 자기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어떤 장르의 글을 쓸 것인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등학교 때 문예 공모에 당선되면서 문예 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했거든요.

그렇지만 순수 문학을 하기보다는 방송이나 잡지처럼 대중 매체에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팩트만 전달하는 신문 기자와 달리 자기 생각 안으로 완전히 빠져들지 않고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직업이 잡지의 피처 에디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획력과 감각도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고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잡지 보는 걸 좋아해서 많이 보다 보니까 이 일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보그 걸>은 몇 권이나 사서 봤습니까?

창간호를 보고 영국으로 어학 연수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그때부터 계속 구독하고 있습니다.

<보그 걸>은 어떤 잡지라고 생각합니까?

사실 처음에 <보그 걸> 창간 소식을 들었을 때는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그 걸>을 보면서 매력을 느꼈던 건 쇼핑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감각을 키워주는 잡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걸'이라는 타깃의 수준을 다른 잡지보다 존중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그 걸>의 피처 파트에서 받았던 인상을 얘기해주세요.

수많은 잡지 사이에서 정확히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서 피처 파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조금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걸'들의 수준을 존중한다는 면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고, 저는 잡지를 많이 보는 독자인데도 '내가 너무 뒤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Dish' 파트에서 주는 정보가 신선합니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독자들이 많다면 정보를 준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니다. 다만, 어떤 번역 기사의 경우 이걸 사람들이 궁금해할까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몇 달 전의 록 스타 여덟 팀 인터뷰, 그리고 지난 달의 스웨덴 기사가 그랬는데, 나처럼 잡지를 '공부'라고 생각하고 읽는 독자가 아니라면 과연 부담없이 읽게 될까 생각했습니다.

학교 생활 외에도 다른 활동을 많이 한 편인데, 워낙 활동적인 성격인가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부터 PC 통신 동호회 활동을 했고, 방송 구성작가 지망생들 모임도 가졌습니다.

클럽 같은 데 가서 춤추는 것도 좋아하나요?

클럽 1세대라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많이 다녔는데 요즘은 옛날만큼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 옛날엔 음악을 들으러 명월관에 자주 갔지만, 요즘 클럽 문화는 왠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입니다. 음악이나 춤을 즐기는 게 아니라 요란하게 차려입고 나이트 클럽처럼 부킹하러 오기도 하고, 애매해진 것 같아서요.

모든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깊어질 순 없지만, 에디터라는 직업은 많은 사람을 사심 없이 만나야 하는 직업인데, 낯을 가리지는 않나요?

낯은 안 가리는데, 술을 잘 못해서…. <페이퍼> 멤버들을 봐도 술이 사교에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저도 걱정입니다.

객원 기자로서 <페이퍼>에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한 달에 5일 정도 사무실에 나가서 번역을 하거나 자잘한 기사나 인터뷰를 정리하고, 교정도 봅니다.

가장 최근에 본 공연은 뭐죠?

'컬러 오브 더 솔트레인'. 세븐, 거미, 빅마마, 휘성이 같이 한 공연이죠. 그리고 델라구아다를 봤습니다. LG 아트센터에서 하는 클래식 공연도 많이 보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공연을 봤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전 남자 작가보다 여자 작가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일본 문학에 빠져 있는데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책하고는 별개지만, 손으로 뭘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런던에 있을 때 일본 친구랑 액세서리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기도 했고요. 귀고리, 목걸이 이런 거 홍대 희망 시장에 내다팔려고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나요?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다그치는 타입이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은 내가 아주 차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산만한 구석이 있어서 뭔가 산만하게 일을 벌이다가 정리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혼자 자책하는 편입니다. 스트레스는 운동하면서 많이 푸는 편이고요.

주로 만나는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친구들도 있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일을 하다 보니까 나이 많은 분들과 친한 편입니다. 예전에 PC 통신 동호회 같이 하던 사람들이랑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있어요.

<보그 걸>이 속해 있는 두산 잡지에는 인턴십 과정이 있습니다. 인턴이 해야 할 몫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나요?

지금 하고 있는 일과도 상통할 것 같은데, 처음부터 욕심을 많이 안 냈던 게 내 일을 하는데도, 선배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턴을 거치고 나서 어떤 자리를 얻겠다던지, 꼭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배우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자기 기사를 거의 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선배들에게 필요한 자료 번역해주고, 복사도 해주고 그런 일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거 힘들게 생각하지 않고 잘 해야겠죠. 어떤 걸 도와야 할지 빨리 알아차릴 만큼 눈치도 빨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

준비 서류는 거의 완벽하다고 봅니다. 이력서를 보면 이 사람이 잡지의 피처 에디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데,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해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피셜 버전과 에세이 버전의 두 가지 자기 소개서가 아주 흥미롭네요. 피처 에디터 지망생이라면 평범한 자기 소개서로는 어필하기 힘들겠죠. 한 편의 1인칭 소설 같은 에세이 버전의 자기 소개서는 결과적으로 지원자가 가진 여러 가지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유효타였습니다.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면 당장 해야 할 일은 기자들을 효율적으로 서포트하는 것인데, 잡지사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경험해보았다는 사실도 장점이라고 봅니다. 박세라 씨의 경우 활발한 활동 반경에다, 문화 전반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정확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면접에서 느낀 것과 달리 아이템 기획안을 보면 지원자로서 <보그 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보그 걸>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신선하고 명쾌한 기획 대신 모호한 아이템들을 많이 써왔군요. 잡지사의 경우 1년에 한 번 영어, 상식, 작문 등의 테스트로 공채를 하거나 수시로 채용 공고를 내서 충원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일하고 싶은 잡지사의 게시판을 수시로 점검하고 모니터나 어시스턴트 경력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유리합니다. 잡지 에디터의 업무는 매우 개인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매체의 이름을 걸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좋은 결과물을 위해 팀 안에서도 긴밀하게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템포가 조금만 어긋나도 서로에게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색깔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직장인 만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개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죠. 너무 평범하고 성실한 인상보다는 면접하는 동안 자기가 가진 매력들을 십분 발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이의 보그걸 피처에디터 면접 후기이다.
섬세하면서도 유행을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는 감칠맛 나는 기사를 장식해야 된다는 점이 매력적인 직업. 글쟁이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관심가는 직업이다.

예전에는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나는 딱딱하게 정형화된 글은 쓰기 싫다"
"나는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다" "나는 재미있는 말재주를 표현하고 싶다."라는 모든
문구들이 결합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많았고 결론은 '그런건 없으니.'였다.




내가 내린 결론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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