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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e] 도쿄에서는 무슨일이

1. 인생의 맛/Book & Film

by Patti Kim 2008. 11. 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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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를 배경으로 한 세 편의 영화가 이어지는 'TOKYO' 



뜻밖에 시간이 생겨 충무로 중앙시네마에서 혼자 영화를 보게 되었다. 봉준호 감독 작품이라 기대된다던 얘기를 언뜻 들은 기억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평일 오전이라 한가했고, 20여 명 남짓 객석을 매웠다.
봉준호 감독 외에도 두 명의 감독이 더 참여했고 각자의 단편 영화를 묶어 놓았다. 오로지 공통점은 단 둘.
도쿄를 배경으로 만들었다. 인간의 내면 심리를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첫번째영화를 제외하고 볼만했다. 미셸공드리의 ‘아키라와 히로코(Interior Design)’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속상해하던 한 여자가 어느날 아침 일어나보니 몸이 점점 나무로 변하며 의자가 되었고, 길에 버려져 있던 의자를 한 남자가 집으로 가져가 여자는 쓸모있는 존재가 된다는 스토리이다. 이게 무엇인가요... 한 여인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스토리가 영 우스꽝스럽게 흘러갔다. 중간중간 벌어지는 상황이나 사건들의 연관성이 있는지도 의심되기도 했다. 유능한 감독이 만들었다고 하니 내가 영화보는 눈이 떨어졌겠지 했다.

두번째, 세번째 영화는 재미있었다. 광인. 일본에 나타난 하수도 광인에 얽힌 공상영화이다. 인간이 싫고, 특히 일본인이 싫었기에 하수도에 살면서 가끔 땅위로 나와 사람들을 못살게 굴고, 수류탄을 던져 도쿄를 악몽속으로 끌어 넣었다. 일본인들에게 잡혀 법정에 섰고, 사형을 선고 받아 목을 맸지만 죽지 않았고, 그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리고 몇 년 후 그 광인이 미국에 출현했다고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인간이 싫다는 그의 말. 나를 위해 속고 속이며 잔인함이 묻어나는 사회. 화려함과 웃음으로 겉을 포장하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회가 싫었던 걸까. 아이러니하게 일본에 이어 미국, 속편이 기대된다.

마지막 영화.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편. 일본의 큰 문제거리로 올라선 히키코모리가 영화의 소재이다.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1990년대 중반 은둔형 외톨이들이 나타나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용어로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등을돌려 혼자만의 공간에서 폐쇄적 은둔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한국도 현재 청년실업이나, 경제위기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이러한 성향의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추세임에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10년간 집 안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남자에게 피자배달부라는 여자아이가 나타났고 그녀로 인해 10년만에 문밖을 나왔다. 그러나 이미 거리에는 사람이 없다. 나 하나 뿐이겠지, 라는 생각이 거리에 사람들을 끌어냈고, 모두들 집안으로 숨어버렸다.


공상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이기에 처음에는 이해도 안가고 '이런 영화는 대체 왜 만드는 걸까'라는 의문이 대부분이었다. 영화에 빠져들다보니, 현실사회의 비판과 암시가 실려있음을 느꼈다.  

 10점 만점에 8점? 세 편의 영화 중 첫번째 이야기가 점수를 깎았다!!!

 



감독- 봉준호, 레오 까락스, 미셸 공드리

줄거리-
segment - ‘흔들리는 도쿄(Shaking Tokyo)’(봉준호 감독 작품). 10년간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집안에 틀어박혀 있던 한 남자가 어느 날 피자 배달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그는 용기를 내어 바깥 세상에 나오지만 놀랍게도 온 도쿄가 전부 히키코모리 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를 찾아내는 남자…. 그 순간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강한 지진이 도시를 흔들기 시작한다.

 segment - ‘아키라와 히로코(Interior Design)’(미셸 공드리 감독 작품). 홋카이도에서 영화작가를 꿈꾸는 애인을 따라 상경한 히로코의 이야기. “왜 나는 여기 있는 걸까?”라며 주변의 무관심 속에 외로움을 느끼던 그녀는 어느 날, 신체의 이상한 변화에 눈뜬다. 갈비뼈의 일부가 나무가 되어가는 것이다. 나무로 변해가는 그녀가 선택하는 도쿄에서의 새로운 삶은 어떤 모습일까.

 segment - ‘광인(Merde)’(레오 까락스 감독 작품). 도쿄가 전율한다. 하수구에서 신출귀몰하는 괴상한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 도쿄 한복판에서 물의를 일으켜 체포된 정체불명의 남자는 재판소에서 괴상한 언어로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찬반양론으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남자의 존재를 인정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판결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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