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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립] 국내: 서울 은평구: 또 다른 매력

3. 한국의 맛/맛집 기록

by Patti Kim 2020. 7.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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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동/역촌동/응암동

신호등장작구이
무쏘
소고기데이
미소복원조양평해장국
넷길이콩나물국밥
요요미분식
코스모스분식
황작가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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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아버지의 맛집 탐방느낌이 물씬 나는 은평구 푸드트립


내가 어릴 적에 은평구 구민인 적이 있었다.
구산동에 위치한 예일유치원과 예일 초등학교를 다녔고, 예일초등학교 후문 앞 분식집의 핫도그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유난히도 좋아했었다. 90년대 수도권 신도시개발의 양대산맥이었던 분당과 일산에 아파트를 분양 받은 부모님을 따라 일산신도시로 삶의 터전이 옮겨 갔고, 그 뒤로 은평구는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지나치는 정도의 지역으로 내게 인식되어 있었다.

역촌동 응암동에 지인들이 주거하면서 가끔 들르게 됐는데, 먹고 즐기다 보니 마음에 드는 가게들이 있어 포스팅을 한다.

1. 신호등장작구이

1인 1닭을 부르는 마성의 장작구이.

지인들이 "신호등" "신호등" 하길래 '장작구이가 뭐?'라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나였는데, 노랗게 구워진 닭고기를 포크로 크게 한 점 찔러 입에 넣어 보니 "신호등" "신호등"하는 이유를 자연스레 알게 됐다.
겉은 노릇노릇 바삭, 껍질 안에 대기 중인 살은 한 없이 보드운 게 식감이 일품이다. 아니, 가슴살이 이렇게 부드럽기 있나? 게다가 뜨거운 철판 위에서 닭을 안정감 있게 보좌하는 흑미누룽지는 또 어떠한가.

성인 여성 셋. 1인 1닭의 위엄


그럼에도불구하고 고민의 기로에 사람을 몰아 붙이기도 한다.
초반에 닭을 먼저 입에 넣으면 절제 할 수 없는 매력에 닭 한 마리를 먹어치워야 하니 배가 불러 맥주를 마실 수가 없다. 또 맥주 한 잔 즐기며 천천히 장작구이를 즐기자니 눈 앞에서 이 맛있는 아이가 서서히 식어가는 걸 견딜 수 없다. 쓸데 없는 고민을 안겨준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막국수와 잔치국수도 완벽한 앙상블. 장작구이 1마리에 16,000원. 성인 남성이 혼자 먹기 충분한 양이므로 나도 1인 1닭. 성인 여성은 2인 1닭?이 조금 모자랄 수 있다.

사진은 신호등장작구이 점포이전하기 전의 사진, 야유회 온 듯한 느낌이 운치있고 좋았다.

 

 

건물 이전하기 전 신호등 장작구이 모습

 

장작구이와 막국수의 조합.


서오릉 가는 길에 야외 테이블을 두고 운치 있게 운영되던 식당이 최근에 서오릉 입구에 넓직한 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바로 앞 공터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야외의 맛을 잃었으나, 닭의 맛은 그대로다.

식당명:신호등장작구이

위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396-14

운영시간: 평일 15:00 - 02:00/ 주말 12:30 - 02:00

문의: 02-382-4536

주차: 여유 있음

 

2. 요요미/코스모스분식
2-1) 요요미

예전 먹거리x파일에 착한식당으로 소개가 됐던 분식집이란다. 아니 튀김전문점.


튀김에 맥주라니. 지극히 좋아하는 조합. 그러면서 살이 왜 찌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뻔뻔함으로 낮맥이라며 여자 셋이 찾은 요요미. 튀김은 오전에 준비한 양이 모두 소진되면 더이상 판매를 하지 않는다기에, 전화로 튀김을 먹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달려갔다.
분식집에서 맥주를 함께 파는 건 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도 외식을 위한 식당으로서 고려대상군에 넣을 수 있어 보인다. 마침 방문했을 때 4인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의외인 건 각자 1접시의 떡볶이를 먹고 있더라. 보통은 여러 종류 메뉴를 시켜 나눠 먹지 않나?!

튀김세트 A와 생맥주 세 잔. 성인 여성 셋이 즐기기 적당했다. @요요미

암튼 나와 지인들은 친절하게 구분된 세트메뉴와 클라우드 생맥주 세 잔을 주문했다.
통오징어 튀김에 시원한 생맥을 주말 오후에 즐기다니.
휴양지에 온 느낌이다.
주문과 함께 튀겨내는 튀김은 제공시간이 더디다. 
그래도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메뉴라 믿고 먹기에 괜찮다. 
직장생활얘기, 신혼생활얘기, 여행얘기, 쇼핑얘기 끊임 없이 여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니 기다리는 동안도 쉴 틈이 없었다. 떡볶이는 국물이 비교적 많으나 튀김을 찍어 먹는 용도인 듯 보여진다. 

식당명: 요요미 김튀석즉
위치: 서울 은평구 은평로11길3-1
운영시간: 12:00-20:00/ 일요일 휴무
문의: 02-355-5985


2-2) 코스모스분식
예일여고 정문 쪽에 위치한 코스모스분식.

부담 없이 즉석떡볶이를 먹는 곳. 꽤 오래 영업을 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학교 앞에 흔히 있는 즉석떡볶이 가게이다. 떡볶이 소스는 고추장과 짜장, 혼합(고추장과 짜장을 적절히 배합)으로 선택할 수 있고 떡볶이를 다 먹고 볶음밥을 냄비에 볶아 먹을 수가 있다.

<학교 앞>이라는 지리적 특징에서 나오는 메뉴와 맛이다. 달달하고 무언가 불량끼 느껴지는, 건강 챙기는 사람은 입에도 댈 거 같지 않으나 학창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다.

떡볶이(2인분 7,000원)를 주문할 때 야끼만두와 못난이(개당 500원)를 추가하면서, 나는 못난이가 지역구 메뉴인 줄 처음 알았다. 고등학교 때 매점과 학교 앞 분식점에서 팔던 못난이를 먹고 난 비대한 못난이가 되었었는데 말이다.

팔팔 끓는 중에 라면사리(2,000원)를 요청하니 내공인지. 직원분이 조금의 물과 설탕, 양념장을 라면사리와 함께 냄비에 넣었다. 보통의 라면사리보다 면발이 얇은 게...스낵면이냐 너는?!
맛이 없을 수 없이, 자극적이어도, 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에 떡볶이 좀 먹었던 사람들은 알만한, 그 추억의 맛이다.

 


식당명: 코스모스분식
위치: 서울 은평구 연서로15길 2
운영시간: 매일 10:00 - 21:30
문의: 02-358-6623


3. 무쏘/소고기데이
미국산소고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미국산이 좋다기 보다 부담 없이 소고기를 양껏 즐길 수 있다는 게 좋다는 의미인 건 말 안해도 다들 안다. 언제쯤 횡성 한우를 포만감 있게 아무 때나 즐길 수 있을까.

3-1) 무한리필 소고기식당 <무쏘>
6호선 역촌역 3번출구에서 대로변에 바로 눈에 띄는 단층 건물 식당이다. 사실 프렌차이즈다. 1인당 18,9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즐기는 소고기. 셀프서비스이지만 기본 세팅 반찬 수도 적지 않다. 2시간 이용이라는데 붐비기 전까지는 조금 더 머물러도 괜찮았다. 

꽃등심과 부채살, 갈비살이 준비되어 있고 두툼하게 썰려 식감이 좋고 육즙이 풍부하다. 직원분들이 친절했고, 주문하는 메뉴들이 신속하게 제공되어서 기분 좋게 오래오래 많이 먹었다.


식당명: 무쏘
위치:서울 은평구 진흥로 116
운영시간: 매일 12:00 - 24:00
문의: 02-353-9912



3-2) 미국산 블랙앵거스를 취급하는 <소고기데이>
아담한 식당이 목 좋게도 버스 정류장 앞에 위치해 저녁에는 8시면 길게 줄이 늘어선단다.
눈꽃살과 안창살, 토시살, 갈비살을 취급하고 사장님께서 간혹 서비스로 차돌박이를 가져다주신다는데 이번에 차돌박이도 한 접시 먹을 수 있었다.

이 곳도 역시 세트메뉴가 있다.
가족세트(600g, 50,000원)과 커플세트(450g, 37,000원).
메뉴의 차이는 안창살의 포함여부. 성인 여성 둘이 식당 오픈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고민 없이 가족세트와 칭따오를 주문하니 사장님이 메뉴를 재차 확인하신다.

 

대도식당처럼 뜨겁게 달군 무쇠에 익혀내는 블랙앵거스.


"먹고 더 먹을 건데요?"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양에. 더 먹지 못했다. 직접 재배하셨다며 계속 가져다주신 무농약 쌈채소도 좋았다.

식당명:소고기데이
위치: 서울 은평구 연서로6길 22
문의: 02-354-9663

 


4. 황작가커피

응암역 이마트 건너편에 위치한 황작가커피.
인테리어나 실내 분위기는 가로수길 느낌이 물씬이다. 내부 곳곳에 식물 그림이 눈에 띄어 "이거 직접 다 그리신 거에요?"라고 물으니 수줍게 "아니요, 구입한 건데요."란다. 구입한 거라니. 그게......그림그리신 황작가님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니었다.

플랫화이트를 마셨는데 원두 자체가 진한지 꽤나 커피 풍미가 올라온다. 모든 라떼 메뉴에 아트를 해주는 것, 또 아기자기하게 독특한 커피잔, 화려하지 않지만 매력적인 가구들이 곳곳에 눈에 띄는 숨은 매력의 카페였다. 요즘같은 코로나19  시기에는 테라스석 적극 추천. 위치: 서울 은평구 은평로 116/문의: 02-382-3332

 

이 밖에도 사진을 찍지 않아 포스팅 하지 않은 곳들 중에, 단연코 미소복원조양평해장국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방문하니 셀프 주문 자판기를 설치해 놨다는 것 말고 변한 건 없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다는 불편함 말고는 음식으로는 언제나 만족감을 주는 식당.

식당에 붙어 있는 광고를 보니 맛있는녀석들 촬영을 했던 거 같다. 그 녀석들이 맛있게 먹었단 말이지. 나보다 더. 우거지해장국과 선지, 우곱탕 등이 있고 나는 우거지와 선지와 곱창이 모두 들어간 우곱탕(10,000원)을 좋아한다. 얼마나 우려낸지 상상이 가지 않는 걸죽한 육수에 수북히 담긴 내용물, 담백함 사이로 간간히 밀쳐 들어오는 매콤함이 매력적이다. 위치: 서울 은평구 연서로 203/문의:02-354-5058

 

일본으로 건너오는 바람에 당분간 국내 푸드트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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