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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제주 모슬포 고기국수: 구수하고 진한 국물의 고기국수 한 그릇: 잔치집국수

3. 한국의 맛/맛집 기록

by Patti Kim 2020. 4. 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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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잔 메뉴: 잔치집국수의 진한 육수의 고기국수 한 그릇과 빨간 닭발 한 접시

닭발과 듬직한 고기국수 feat. 소주 한 잔: 잔치집국수 

한밤 중에 야식으로 닭발이 당긴다는 지인과 뼈가 있는 닭발은 아직 수준이 닿지 않았으나 그저 배가 고프다는 나를 포용력이 큰언니와도 같은 친구가 모슬포항 근처 허름한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당정보>
식당명: 잔치집국수
대표메뉴: 고기국수(6,000원), 수육(20,000원), 닭발(14,000원)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중앙로76

영업시간: 확인 필요
주차: 불가
결제: 현금/카드
문의: +82 64-792-5066

어떻게 하면 이렇게 깔끔하고 신속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거야, 여자가. 운전실력이 그저 부러운 친구의 한밤의 제주 서쪽 해안가 드라이브를 마치고 모슬포항 근처에서 도착한 식당은 제주 현지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잔치집국수>였다.

아주머니 혼자 운영하는 곳에 오후 10시가 넘었는데도 식당 안의 대부분의 자리가 차 있었다. 들려 오늘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 이야기는 단어 단어를 띄엄띄엄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였는데, 제주도 방언이란다. 아빠 나이는 되어 보이시는 아저씨들도, 갓 스물이 되었을 법한 학생들도 해석하기 어려운 이야기뿐이었다. 제주도 방언도 또 다른 제3언어와 같이 배우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이 표준어와 상이했다.
 
닭발과 고기국수를 주문하고 야식이라며, 한라산을 꺼내 들었다.

 



이곳의 메뉴는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다. 닭발과 수육, 닭볶음탕, 고기국수, 김밥 등이 그러하다.


이번에 처음 <고기국수>를 접한 것도 늦은 감이 있지만, 둔탁한 고기 국물의 칼국수나 일본라멘이 떠올랐다. 예전부터 고기국수는 별도의 야채나 향신료 없이 돼지뼈와 고기만 물에 넣고 끓여낸다고 하는데 요즘은 관광객이나 젊은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국물을 개운하고 깔끔하게 만들려 멸치육수를 섞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오리지널을 만난 겐지, 걸쭉하고 뽀얗고 무거운 국물을 맛보았다. 당황스럽게 투박한 맛이었는데 한 입 두 입 먹다 보니 그 사이 한 그릇을 클리어했다.


매운 양념옷을 입은 통통한 닭발이 등장했는데 나는 뼈가 있는 닭발을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그것도 시야가 닿는 공간이 70cm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매스꺼운 게, 아직도 나는 미식가가 되려면 멀었다. 친구들은 오독오독 쪽쪽. 맛있다며 닭발 무덤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나는 고기국수에 얼굴을 묻고는 국물에 빠진 고기를 건져 입으로 가져가기 바빴다.
 


다른 테이블에서 김밥을 하나 둘 주문하기 시작했다. "우리도요 이모"라고 하고도 괜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메뉴들을 빤히 쳐다 보고 나면 공통된 식재료가 거의 없는데 이런 메뉴 라인업을, 그것도 아주머니 혼자 계속 유지하실 수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괜한 오지랖으로 가게를 나서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봤다.

"이렇게 식재료가 전혀 다른 메뉴를 준비하시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안 팔리면 폐기하는 재료도 많으시잖아요."라고 하니, 그런 내가 가소롭다는 듯 "여태 해오던 일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준비한 건 매번 다 팔리는데 버릴 게 어디 있어요"라며 여유를 보이신다. 맛에 자신 있는 고수에게서 풍기는 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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