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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일산 백석 고깃집: 지글지글 돼지갈비에 소주 한 잔: 돼지갈비 모전

3. 한국의 맛/맛집 기록

by Patti Kim 2020. 4. 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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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잔 메뉴: 숯불돼지갈비 + 김치칼국수 + 소주

한 잔이 생각 나 블로그를 오랜만에 뒤적이다 찾아낸 일산병원 앞 백석동 고깃집 #돼지갈비모전 

이제는 낯선 땅에 넘어와 언제 다시 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확인 결과 아직도 성황 중인 식당이어서 다시 포스팅하게 됐다. 내가 마지막으로 다녀간 이후로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되었으니 맛은 보장이다.

<식당정보>
식당명: 돼지갈비 모전
대표메뉴: 돼지갈비(1인분 200g 12,000원), 목살(12,000원), 김치칼국수(6,000원)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로86번길 6-12

영업시간: 11:00am-01:00am
주차: 전용주차장 별도 없음
결제: 현금/카드
문의: +82 31-905-9544

 

삼십 대 중반부터는 아기자기한 까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는 아재느낌 폴폴 나는 고깃집이나 선술집을 찾게되는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나다. 흔한 말로 사람 냄새 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고 떠들고 웃고 즐기는 게 목적이 되는 모임이나 회식에서는 특히 그랬다. 그렇게 찾아다닌 식당들을 천천히 포스팅 해볼까 한다.

 

이제는 제발 여자 좀 만나야 하는데. 휴일에 일산을 벗어나지 않는 친오빠가 저녁 때가 다 되어서 조용히 불러내, 오랜만에 친오빠의 사업가 친구분과 셋이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을 했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서울 위 쪽으로, 고층아파트들이 처음으로 빼곡하게 생기던 시절 '일산신도시'라는 곳으로 이사를 왔고(이러면 나이가 다 나오지만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니 변명 생략) 여자를 좀처럼 만나지 않는 친오빠와 나는 지금까지 출가를 하지 않은 남매이기에. 부모님 집에 있으니 일정 없이 갑자기 나가서 뭐라도 먹을 참이면 항상 일산이었다.

 

 

한의원에서 약을 지으면서 체질에 대해 알아왔다는 친오빠는 닭고기와 소고기가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무턱대고 얘기하며 그 좋아하던 치맥을 끊었다. 음식은 체질에 맞다는 것만 골라 먹지만 아이러니한 건 주말은 술이 함께이다. 어찌됐건 여동생이 돼지갈비가 오랜만에 먹고싶다고 하니 강력 추천하며 데려온 곳, 일산 백석동에 위치한 "모전". 8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갔는데 이미 두 세 군데 테이블 빼고는 빼곡하게 사람들이 차있었다. 

 

사장님이 숯불을 가져다 주셨고 화로 위에 친오빠가 고기굽기 신공을 오랜만에 보여줬다. 불판이 너무 작은 게 아니냐며, 이거 뭐 빨리 먹을 수가 있겠냐고 심적 짜증을 토로하는데, 아무래도 최대 3인이 한 테이블을 이용해야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굶주려서 온 것도 아니고, 술 한잔 기울이려고 온 터라 생각보다 구운 고기가 빨리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곳은 김치칼국수 맛집인가.

돼지갈비를 1인분 더 주문하여 마저 먹고 김치칼국수(1인분, 6,000원)를 주문했다. 이 집의 대표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 역시 과언은 아니었다. 냄비의 모습에서 "아...이게 뭔가." 싶다가고 김치 칼국수가 고기의 기름기를 싸악 씻겨내주는 시원함과 칼칼함이 있어 좋았다. 마무리 메뉴로 적합했다. 김치칼국수'도' 맛이 있었다. 술이 술술 들어가는 한 끼였다.

요즘 이런 비주얼로 가게를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을텐데 알고보니 1967년부터 3대째 이 가게를 운영 중이시란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돼지갈비, 목살은 12,000원, 갈매기살과 삼겹살은 1인분에 13,000원이다.

 

고기 굽기 신공 보이는 친오빠가 먹음직스럽게 고기를 구워대더니 중간중간 잘 구워진 고기를 서브까지 해주는 착실함을 보였다. 금요일에 파업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하고 돌아와 볼링을 치고 동생과 친구를 위해 고기를 구워주는 착실한 은행원 어디 좋은 처자 없을까나 조용히 블로그에 읇조려 본다. 이 곳 고기는 양념 간이 세지 않고 두께가 있어 씹는 맛이 좋다. 개인적으로 간이 싱거운 편인데 이 곳은 단맛과 짠맛이 모두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고 뻣뻣하지 않게 입에 넣을 때까지 육즙을 머금고 있어 맛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돼지갈비에 무한 애정을 품고 산지 30년이 훌쩍 넘은지라, 지극히 개인적인 참견으로 이 곳을 얘기하자니 서울경기에서 매봉역 마포집 수준의 맛과 서글서글한 분위기가 보장된다. 3대째 식당을 운영하신다는 사장님은 말주변은 부족했지만 재료의 품질에 대한 고집은 넘치셨기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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