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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마포 용강동 고깃집: 소금구이 목살과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 잔: 서강껍데기

3. 한국의 맛/맛집 기록

by Patti Kim 2020. 4.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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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에서 편안하게 소금구이와 돼지껍데기 즐기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지하지 못했던 음식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과 편견이 달라졌다. 예전에 먹지 못하던 음식도 한 번 맛을 들이고 나면 언제 내가 먹지 못했던 적이 있었냐며 주기적으로 찾는 메뉴가 된다. 외관상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메뉴에 대한 게 대부분이었으나 점차 맛에는 점점 엄격하되 식재료에는 유해진다. 내게는 닭발과 돼지껍데기 등이 그렇다.

 

<식당정보>
식당명: 서강껍데기
대표메뉴: 소금구이(1인분 12,000원), 돼지껍데기(8,0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36

영업시간: 평일 16:00-04:00
주차: 불가
결제: 현금/카드
문의: +82 2-333-5541

 

삼십 대 중반부터는 아기자기한 까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는 아재느낌 폴폴 나는 고깃집이나 선술집을 찾게되는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나다. 흔한 말로 사람 냄새 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고 떠들고 웃고 즐기는 게 목적이 되는 모임이나 회식에서는 특히 그랬다. 그렇게 찾아다닌 식당들을 천천히 포스팅 해볼까 한다.

 

우선 고기 러버의 합정동 찬양식당! <서강껍데기>이다.

 

목살소금구이(200g, 12,000)로 시작해서 갈빗살(200g, 15,000, 미국산)로 움직였다가 돼지껍데기로 마무리하는 여정의 서강껍데기에서의 저녁식사는 여성스러움은 없으나 일행 전부(여성 only)가 만족했다. 저녁 7시에 갔는데도 이미 거의 모든 테이블이 차있었고 홀에서 일하시는 직원 분들도 꽤나 분주해 보였다.  오랜만에 소금구이를 먹으니, 그 것도 숯불 앞에서. 따뜻하고 고소하니 좋았다.

별도의 휴일은 없으나 워낙 TV나 영화 촬영지로 섭외가 되는 장소이기에 갑작스레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



 목살은 식당 한 켠에서 초벌구이가 된 채로 테이블에 제공되어 굽는 시간 단축되고 또 초벌할 때 육즙을 유지시키려 신경 써주는 덕분에 맛이 좋다. 큼직큼직한 하게 썰린 목살구이. 윤기가 좌락 흐른다.

소금구이 목살 다음으로 안창살을 주문하는데, 마침 준비된 안창살이 똑 떨어졌다며 직원 분이 알아서 갈빗살 먹어, 갈빗살도 맛있어라고 으레 주문을 유도하셨다. 그렇게 먹게 된 갈빗살. 기대 없이 먹었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보통의 갈빗살이다.

 

항상 의문이 남는 건, 여자들끼리 만나면 일주일 만이건 일 년만이건 언제나 만남의 마지막에는 왜 이렇게 시간이 짧아, 하나도 얘기를 못했네. 다음엔 제대로 얘기하자.”는 여운을 남긴다는 거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촬영지로 이용하는 이곳, 서강껍데기는 이날도 역시 밤 늦게 촬영 일정이 잡혀있다며 서둘러 영업을 종료한다고 하셨다. 어차피 마지막은 껍데기를 먹으려고 하였는데, 일찍 종료하는 게 미안하다며 우리 테이블의 식사를 도와주셨던 언니 분이 껍데기를 서비스로 가져다 구워주셨다. 쫀득쫀득 질겅질겅 쩌억쩌억.



껍데기는 왜 항상 먹을 때마다 이게 무슨 맛이라고 먹나 몰라라고 하고 분기행사로는 먹는다. 아직 마스터 한 건 아니어서 내가 유일하게 먹는 건 구이뿐이다. 서비스라며 가져다 주신 언니가 찬찬히 구워주셨다. 이것도 전문가의 영역으로 느껴질 정도로, 적당히 잘 익고 과하게 딱딱하지도 않았고 괜한 누린내도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서강껍데기를 좋아하게된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능숙하고 재치있는, 연륜도 묻어나는 직원분들의 서비스 정신이라고 하겠다. 단순히 음식을 전달하고 치우고, 주문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분위기를 살려주신다. 맛깔나는 이야기도, 또 재치 있는 대화로 고깃집을 찾은 사람들의 기분을 업 시켜주시는 직원분들이 멋진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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