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 일본직장생활하기_비자부터 차근차근

1. 인생의 맛/Life in Japan

by Patti Kim 2019. 2. 25. 11:57

본문

(1) 일본직장생활하기_비자부터 차근차근


2018년 4월. 한국에서 다니고 있던 회사의 일본법인에 파견으로 주재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도쿄. 자그마치 1,155Km를 움직였다.


그동안 이전 직장에서 출장으로, 또 개인적으로 여행으로 열 번 이상 드나들었던 일본이지만 막상 살 집을 구하고, 

일을 하고, 생활하게될 줄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하지 않던 일이다.


여하튼, 그렇게 일본에 오게 됐고, 일본에 오면서 생활 터전에 적응해나가야 했던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며 포스팅을 한다. 



우선. 

일본에서 일하기 위해 준비해야했던 것들 중에 우선 순위를 기반으로 나열했다.

항목

 구비서류

 비자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사진, 비자신청서, 주민등록등본(한자 이름 표기)

 재류카드

 재류자격인정증명서, 비자

 살 집

 재류카드, 비자, 연락처, 현지비상연락망,재직증명 또는 소득증명, 개인인감증명서 등

 휴대폰번호

 재류카드, 신용카드

 은행 계좌

 재류카드, 인감, 재직확인(회사 유선 연락)

 직장

 기업내 전근


[참고]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신청

: 일본입국관리소에 신청자 본인/법정대리인/행정서사 등이 방문 접수 해야 하며 1개월에서 3개월이 소요된다고 법무성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다. 나는 서류 준비부터 발급까지 2개월 정도 소요됐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없으면 비자도, 재류카드도 받을 수 없다.


상장이 되어 있는 대기업에 채용이 확정된 사람이라면 사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없이도 한국에 위치한 주한일본대사관에 비자신청이 가능하다. 근무하게 될 기업의 규모에 따라 재류자격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서류의 조건이 4분류로 나뉘어 지고, 설립한지 1년도 채 안된 나의 근무처 일본 법인은 당연히 가장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았다. <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 참고: http://www.moj.go.jp/ONLINE/IMMIGRATION/16-1.html





1. 비자


그래서 나는. 법적 자격 없이 몸만 먼저 떠나갔다.

대한민국 국민은 일본에서 3개월동안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니 우선 일본에 있으면서 처리할 수 있는 생활이나 일적인 부분을 진행하면서 머무르기로 했다. 재류카드가 없으면 집을 구할 수 없고, 뭐든지 관련이 되어 있으니 집 없이 뜨내기로 매일 식당이나 편의점 음식을 사 먹으며 두 달을 보냈다.


종로, 경복궁 앞 트윈트리A건물 8층에서 모든 신청 접수/발급을 진행한다. 1층 Think coffee에서 오픈시각까지 기다리기.



   

일요일 밤에 한국 들어와서 월요일 아침 비자 신청, 바로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 수령!


골든위크(2018.04.28 시작)직전 금요일 오전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발급됐다는 연락을 받고 아카사카에 있는 행정서사 사무실로 날아갔다. 서류 한 장에 그동안의 떠돌이 생활이 청산된다는 기쁨에 아주 울컥 했다. 회사에 보고를 하고 주말 티켓을 끊어 한국에, 월요일 아침 주한일본대사관 오픈 시각에 맞추어 대기하다가 바로 비자 신청을 했고 이튿날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간단히 끝날 일을. 그 망할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두 달을 애태웠다.

















 2. 재류카드

5월 9일 한국 본사에 출근했다가 오후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 받는 곳에서 외국인 전용 창구 쪽에서 입국신고서와 여권(여권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원본 부착되어 있음)을 제시했다. 입국신고서에 머무는 곳은, 내 재류자격이 기업내 전근이라 근무회사명을 기재하도록 했다.


별다른 질문 없이 바로 한국어로 된 재류카드 사용 및 절차에 대한 안내장과 함께 재류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아 뭐야. 이렇게 간단히 끝날 일을. 그 망할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두 달을 애태웠다.




3. 살 집

경험: 호텔 -> 쉐어하우스 -> 호텔 -> 임차 성공


일본 입국 당시 발급되는 재류카드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본인 명의의 집을 빌릴 수가 없다. 회사에서 법인명의로 계약을 했으면 호텔과 쉐어하우스를 떠다니지 않아도 됐으련만, 일부 금액을 주택 지원비로 지급받아 그럴 수가 없었다. 


 

메이지 대학 학원 바로 옆에 머물렀다.

일본으로 발령이 난 일자부터 출장이 아니니, 숙박비를 출장 때 처럼 사용할 수 없어 처음 열흘 정도는 호텔을 이용했다. 야비하게 사비가 지출되니 비자를 받을 때까지 기약 없이 한 달, 두 달, 재수가 없으려면 세 달까지 호텔비를 낼 수 없었다. 파산. 파국. 파....그래서 급하게 쉐어하우스(오크하우스)를 알아보고 연락, 계약했고 메구로(目黑)근처 미나토구에 위치한 <시로가네다이(白金台)>에 한 달 반 정도 머물렀다. 



1) 부동산

부동산은 온라인 사이트 <SUOMO>와 <at HOME>을 이용해 문의를 남기고 일본부동산 분들과 만나 방을 보러다녔다. 또 회사 사무실과 직원 사택들을 중개해주신 한국인 부동산 담당자분께도 요청을 해뒀다. 회사에서 지원받은 금액으로 내가 원하는 지역에서는 도저히 여자 혼자 살 집을 구할 수 없어 개인 비용을 1만엔, 1만엔, 1만엔 추가하기 시작했고 떠돌이 생활 2개월 만에 원하는 지역에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일본 지인들은 살고 싶은 동네 역에 위치한 부동산에 연락해서 집을 찾는 걸 권했다. 또 중개수수료가 적게는 무료에서 많게는 월세 1.5배까지도 요구하는 곳들이 있으니 중개수수료도 꼭 확인하라고 했다. 재류자격이 없어서 휴대폰 번호를 만들지 못한 때에도 온라인으로 문의하면 꼭 휴대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못만난 중개업자들이 많았다. 역 앞에 직접 찾아가면 약속 없이 왔다고 그냥 한 시간 두 시간 방치한다. 부동산들은 무슨 손님이 많아서 일을 못할 정도로 갈 때마다 가득 매운 손님들로 바빠 보였다.

   

나카노에 45제곱미터 급 1LDK가 12만엔 이라고 해서, 가봤다가 역과 동네의 분위기에 절레절레하고 말았다.


2) 피해야 할 것

 ①목조건물: 이용했던 쉐어하우스가 단독 목조건물이었는데, 이건 뭐. 잠을 자는데 방음이 1도 되지 않아 눈을 감고 있으면 마치 길 위에 누워 있는 느낌이었다. 완전 비추.


②쉐어하우스: 20대야 복닥복닥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뭐 호스텔/게스트하우스 급으로 Socializing 하겠으나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퇴근하는 30넘은 사람에게는 아니올시다였다. 여성 전용 하우스를 택했는데, 더러워 더러워 이렇게 더러운 사람들이 존재하나 할 정도였다. 아침에 샤워라도 하려면 잔뜩 쌓여 있는 타인의 머리카락을 볼 수 없어 내가 치워야 했고, 쓰레기와 재활용 처리도 아무도 하지 않아 집에 아주 벌레가 꼬일 지경으로 방치해뒀다. 머무는 동안 딱 관리인이 된 거 같은. 탈출 날짜만 기다렸다.


③대로변: 고층 맨션(한국식 아파트) 중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들이 많다. 포스팅을 작성하는 현재까지 10개월 째 살고 있으나 방음과 먼지의 불편함이 있다. 밤에는 대로변 차 소리도 소음이고, 창문을 열어 두면 매일매일 먼지를 제거해도 집 전체에 먼지가 가득하다. 한국과 달리 바닥 난방이 되는 곳이 많지 않아 에어컨에 딸린 온풍기능을 겨울에 주로 사용하나 하루 한 두 시간만 사용해도 건조해져 피부에 좋지 않다.


3) 집 계약


부동산을 통해 마음에 드는 두 곳의 관리회사/보증 심사 등이 진행됐고 그 사이 쉐어하우스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회사 근처에 다시 호텔로 기어 들어갔다. 니시아자부. 롯폰기힐즈 도보 10분, 히로역 바로 옆에 붙은 사무실까지 도보 15분. 


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부동산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관리회사에서 기재한 연락처로 연락이 왔다. 일본에서 이전 소득자료가 없으므로 직장 연락처로 적은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도 되는지를 물었고, 마침 사무실에 있던 터라 바로 전화를 받았다. 보증회사는 비상연락망으로 기재한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집을 계약하는데 동료라고 전화번호를 기재했다, 알고 있느냐? 라고 확인을 했단다.


이래저래 심사가 끝난뒤, 한 곳은 3일 만에, 다른 한 곳은 주말 제외 5일 만에 합격 연락이 왔다며 부동산 담당자에게 정산서가 날라왔다. 현금뭉탱이를 드디더 은행에 입금한 뒤, 부동산담당자를 만나 집에 대한 의무 설명내용을 듣고 계약서 및 제출 서류에 인감 및 서명을 했다. 입주 가능일이 5/26(토)로 정해졌다.  




4) 초기 이전비용

시키킹(보증금)+레이킹(사례금/권리금)+첫달 야칭(월세)+관리비+중개수수료+보증회사보증료+화재보험료+열쇠교환비+맨션관리서포트비


눈물의 입주 날, 현관 문 열자마자 인증샷.


집에도 권리금을 내는 제도는 처음 접해 본다. 시키킹과 레이킹이 각각 보통 한 달치 월세의 1배에 중개수수료도 월세의 1배, 목돈을 마련해서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했다. 열쇠는 영국처럼 마스터키여서 금액이 비싸다. 내가 계약한 집은 3만엔 정도로 맨션 출입구, 뒷문, 옆문, 집 현관문에 사용할 수 있는 열쇠다.


4. 휴대폰번호

이 또한 재류카드가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처음 일본에 올 때는 바로 만들 줄 알고 혹시 몰라 8일 데이터 유심을 한국에서 구매해 왔다. 도착한 당일 시부야에 위치한 도코모에 가니 외국인은 재류카드나 건강보험증이 없으면 발급이 불가하단다. 아, 놔.


1개월 사용 가능한 데이터 유심

   


아마존 재팬에서 선불유심을 구입했다. 선불유심은 휴대폰 번호와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는 것과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뉘는데, 본인의 연락처인 휴대폰 번호를 발급받으려면 재류카드(신분증)가 필요했다. 아, 놔. 7GB. 사무실이나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사용하니 굳이 휴대폰으로 외부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충분하다. 사용할 수 있는 유효기간을 1주일 정도 남겨놓고 재류자격이 나와 다행이었다.


제일 짜증이 났던 건, 이 유심(USIM)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초기 유선등록이 필요했다. 

유선 등록 시, 일반 유선전화나 공중전화 이용 불가, 오로지 일본 통신사의 휴대폰 번호를 이용하여 고객센터에 전화 해 사용등록을 해야했다. 일종의 일본인 보증인인 셈이다. 아직 덜 친한 리셉션 직원한테 부탁하니 통화료가 들지 않는다고 해도 표정이 떫떠름. 그래서 그냥 괜찮다고 하고 스킵했다. 이미 사용료를 지불 했는데 왜!!!!!그러지 않고서는 3천엔인가 비용을 결제를 해야했다. 외국인 등쳐먹는 방법도 여러가지구만, 싶었다. 쿨하게 돈 더 주고 사용등록을 할까......하다가 대표님 휴대폰 잠깐 빌려서 처리했다. 하아.


<일본에서 휴대폰 번호 신규 발급하기>

재류카드를 받아 일본에 입국한 다음 날 아침 미나토구 구약소에 가서 재류카드에 주소를 기재했다. 그리고 퇴근길에 시부야역 빅카메라에 들러 계약을 했다. 


준비물: 1) 거주지가 적혀진 재류카드 2)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


나는 이미 단말기가 있는 상태여서 저렴한 가격대의 통화/데이터 상품을 이용할 수 있었고, 사용 계약은 1년 약정을 선택했다. 1년 이상 사용하면 언제든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첫 달에는 유심 구입비용이 붙는데, 내 신용카드가 귀엽게 생겼네, 지갑이 예쁘네, 일본어는 어디서 배웠냐 등등 입에 발린 말을 연신 뱉어대던 직원분이 나중에 옆으로 지나치는 다른 직원에게 뭐라뭐라뭐라 속닥였다. 그리고는 "제가 원래 이런 거 내부 캠페인(행사)을 해도 말 안하는 사람인데"라며 유심구매 비용은 자기가 0원처리 해주겠다고 했다. 오. 예.

이런 캠페인은 본인이 신청을 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니 복불복이다.


5. 은행 계좌

집이 정해지면 재류카드에 주소 변경을 하고 은행 계좌를 만드려고 기다린 지 7-8주가 지났다. 집 계약 심사가 통과됐다는 연락을 받고 이튿날 전출/전입 신고 후에 재류카드에 새 주소를 기재해 은행으로 향했다.


원칙적으로 외국인에게는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계좌를 만들어 준다고 은행 온라인 홈페이지에 명시되어있고 창구에서도 직원이 그렇게 언급을 한다. 특히 메가 은행들이 그렇고, 신세이은행은 쉽게 만들어준다고 했으나 메가 은행 계좌, 특히 사무실 앞에 있는 미즈호 계좌를 원했다. 


재류카드와 여권, 인감을 가지고 은행에 들러 "개인 계좌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하니 커다란 신청용지를 가져다 주신다. 직원분 설명에 맞춰 작성하고 인감 날인 후 대기번호표를 받아 기다렸다가 안내 받은 창구로 갔다. 역시나 체류 6개월이 되야 계좌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급여를 받거나 하는 직장인은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했다. 재류카드 확인 및 복사, 직장 전화번호로 재직 확인 등의 절차를 마치고 또 몇 십분을 기다리니 통장과 인터넷/모바일 뱅킹인 미즈호다이렉트 초기 이용 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 인터넷 뱅킹: 5영업일 뒤 초기 등록 및 암호 설정을 통해 사용이 가능했다.

- 은행체크카드: 2주 정도 소요되며 우편으로 발행된다고 했고 우체국 담당자가 본인 확인 후 제공해줬다.


6. 직장






일본 내 자리는 아무 것도 없다. 

한국에 내 자리도 아무 것도 없다 이제.


새로운 곳에 가면 직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도시를 이동할 때도 그렇지만 국가를 변경할 때는 더욱 더 그렇다. 2015년 봄, 영국에 갈 때도 나는 정말이지 이력서를 엄청 썼고, 틈틈이 잡 서칭을 했고,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리쿠르팅 업체들 인터뷰를 다녔고 또 면접에 면접......그렇게 일자리를 구하려 분주했었다. 


남의 나라에서 말도 잘 안통하는 수준으로 경력직 취업이 쉽지 않다는 건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이번엔 일본에 건너오게 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에서 근무지를 옮긴 것이기에 별도로 내가 해외 취업이다, 이직이다를 고민할 건 없었다. 









더럽게 자주 오가는 "시부야연금사무소."


세무서, 연금사무소, 법무국, 은행...... 죄다 시부야 역 쪽에 몰려 있어 귀찮다. 현재 사무소는 히로오(広尾)라서 시부야 역까지는 한 번에 갈 수 있는 교통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상 시부야구에 속해 있기에 해당 지자체를 이용하지 않으면 업무가 되지 않는다. 아 왜.


아날로그 도쿄, 아날로그 일본.


여기까지가 본인이 이번에 도쿄로 옮겨오면서 가장 1순위로 처리가 필요했던 부분이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근무하던 회사의 일본법인으로 움직이게 된 거라, 사실 별 게 없다. 주재근무여서 급여 및 수당은 100% 한국에서 지급 받기로 했고, 대신 비자 연장을 위해 소득신고 및 소득세, 주민세, 건강보험료(3개월 이상 체류 시 무조건 납부)를 한국와 일본에 이중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중 납부 부분은 회사에서 처리해주기로 했으니, 그것도 일단은 처리 된 걸로. 2순위 처리 항목들은 더욱 더 아날로그 적인 일본을 느끼게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