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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aço]커피방앗간

3. 한국의 맛/맛집 기록

by Patti Kim 2008. 10. 2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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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모든 인테리어. 이 곳만의 특색이다.




청동 길을 걸어다닐 때에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발이 편한 플랫슈즈나 컨버스화를 신으면 더더욱 좋다.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시간동안 삼청동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에는 평일 오후에는 발걸음 소리  잘 들리지 않는 한적했던 이 곳이 북적북적, 자동차 행렬도 끊이질 않는다.

파출소를 지나 '하루에(HARUE)'까지 죽 이어진 큰 길이 아닌 곳 곳에 삼청동의 숨은 재미는 더한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직접 디자인한 모자를 판매하는 모자가게, 직접 구운 도자 식기와 장신구를 내보이는 가게 등이 줄지어 서있는 곳. 이 곳에서 매번 지나가면서 힐끔 쳐다봤던 커피가게를 들렀다.





"커피 지금 되나요?"

"테이크 아웃 하실거에요?"

"네"

"그럼 돼요. 잠시만요."



테이크 아웃이 아니면 귀찮다는 듯한 사람들. 불성실해 보이지만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고, 투박하지만 가식적인 모습이 없어서 정감간다. 너저분한 색 바랜 종이마다 아기자기하게 주인장의 솜씨가 배어나고, 가만가만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살펴보니 분명 이 가게 주인은 커피를 팔아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은 듯 했다. 자기가 원하는 공간을 가지고 유유자적하는데에 조금의 지원금 마련 정도로 밖에.


가게에 쓰여있는 문구들은 유쾌함을 더한다.



무료로 커피강의를 제공한다는 문구도 눈에 들어왔다. '실습 위주'를 강조한 멘트는 나를 혹하게 만들었지만 집이 너무 멀어진 관계로 과감히 무시하고 돌아섰다. 뜨거운 커피와 아이스커피의 1,000원의 차이를 나는 정확히 모른다. 얼음이 몇 알 더 들어가고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투명 컵에 나오는 아이스커피가 그만큼의 가치가 더 있다는 뜻일까.



임팩트는 줄 수 없지만 순한 아메리카노 3,000원

한예종 출신들이 꾸려나가는 가게라 그림솜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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