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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Q84, 또다른 세계

1. 인생의 맛/Book & Film

by Patti Kim 2009. 10. 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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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에 두개의 달이 뜬다면
: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본에서 이 책이 발간되고 7초에 한 권이 팔렸다.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인터넷 세계에, 글이 아닌 영과 소리에 익숙해버린 21세기를 달리고 있는 우리내에게 650여 페이지가 되는 묵직한 이 책이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왜?

국내에서도 이미 1권은 30만 부를 넘는 판매고를 만들었고 9월에 출간한 2권 역시 15만 부가 팔려나갔단다. 나는 아직 2권을 볼 엄두가 서지 않아 잠시 가벼운 비문학으로 워밍업 중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속해있는 세계까 정말로 현실이닞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의 심리에 나타나는 것 같다"며 "'상실의 시대'를 제외한 내 소설들이, 이른바 리얼리즘 소설은 아니지만 새로운 리얼리즘으로서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소설의 세계관에 대해 밝혔다.

설의 시대적 배경인 1984년을 현실이 아닌 또다른 1984년이 존재한다는 주인공의 가정하에 1Q84는 명명 되었다. 어느날 하늘에 커다란 달 옆에 또다른 달이 존재한다? 엄청난 총격난투로 수백여 명이 죽었던 사건을 매일매일 신문을 보고 뉴스를 경청했던 내가 알지 못한다? 무언가 이상하다. 내가 꿈을 꾸나? 혹은 세상이 어제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나? 이런 생각에서 전개되는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소름이 돋았다. 1권의 2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 책에 나는 큰 실례를 범했다.

1, 2, 3, 4... 이렇게 읽어나갈걸. 왠지 1과 2는 너무나 다른, 연관성이 전혀 없어보이는 내용이라 생각되어 1,3,5...이렇게 23장까지 읽어나갔다. 그리고 다시 짝수번을 읽기 시작했다.
2,4,6...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홀수 번에서 나왔던 독특한 단어들..리틀피플. 두개의 달 등이 나온다. 설마? ? ?

말 교묘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만들고 두 편의 주인공들의 세상을 그려가고 있었다. 작가의 대단한 전개와 형식의 미학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이는 12음계를 고르게 사용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48곡을 1,2 권에 각각 24장으로 주인공 덴고(남)와 아오마메(여)의 이야기로 구분해 배치했다.

상을 뒤흔들었던 종교의 이면, 섹스,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어쩌면 독자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도중에 주인공과 함께 발을 내밀어 걷고, 함께 호흡하게 되면서 이런 소재의 자극으로 흥미를 유발했다라는 비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마법이다.

써 그의 나이 육십. 이런 발상과 구상, 전개 능력은 소설을 싫어하는 나에게도 깊은 감동과 두꺼운 감정 꾸러미로 다가왔다. 2권, 호흡을 가다듬고 시작해야 겠다.








-목차
제1장 아오마메 Q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제2장 덴고 Q 조금 특별한 아이디어

제3장 아오마메 Q 변경된 몇 가지 사실

제4장 덴고 Q 당신이 그걸 원한다면

제5장 아오마메 Q 전문적인 기능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

제6장 덴고 Q 우리는 꽤 먼 곳까지 가게 될까

제7장 아오마메 Q 나비를 깨우지 않도록 아주 조용히

제8장 덴고 Q 모르는 곳에 가서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다

제9장 아오마메 Q 풍경이 변하고 룰이 바뀌었다

제10장 덴고 Q 진짜 피가 흐르는 실제 혁명

제11장 아오마메 Q 육체야말로 인간의 신전이다

제12장 덴고 Q 당신의 왕국이 우리에게 임하옵시며

제13장 아오마메 Q 천부적인 피해자

제14장 덴고 Q 대부분의 독자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

제15장 아오마메 Q 기구에 닻을 매달듯 단단하게

제16장 덴고 Q 마음에 든다니 정말 기뻐

제17장 아오마메 Q 우리가 행복하든 불행하든

제18장 덴고 Q 더이상 빅 브라더가 나설 자리는 없다

제19장 아오마메 Q 비밀을 함께 나누는 여자들

제20장 덴고 Q 가엾은 길랴크 인

제21장 아오마메 Q 아무리 먼 곳으로 가려고 해도

제22장 덴고 Q 시간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

제23장 아오마메 Q 이건 뭔가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제24장 덴고 Q 여기가 아닌 세계라는 것의 의미는 어디 있을까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1949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했다. 중학교 시절에 러시아문학과 재즈에 탐닉하였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 손에 사전을 들고 미국문학을 탐독게 되었다. 1968년 와세다대 문학부 연극과 입학해 격렬한 60년대 전공투 세대로서 학원분쟁을 체험한다. 1971년 학생의 신분으로 陽子와 결혼한다. 1974년 째즈 다방 '피터 캣'을 고쿠분지에 연다. 「미국영화에 있어서의 여행의 사상」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7년간 다녔던 대학을 졸업하고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했으며 이 작품으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날아가던 2루타 공의 행방을 지켜보던 순간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던 하루키는 지금은 세계 10국에 그의 작품이 번역, 소개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으며 장·단편 소설, 번역물, 에세이, 평론, 여행기 등의 다양한 집필 활동을 쉼없이 이어가고 있다. 여느 인기작가들처럼 TV나 라디오 등의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도 없이 활자만을 통해 한결같이 그의 조용하고, 느슨함이 없는 작가 생활을 엮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 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영화화 되었다.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했다.

전혀 다른 두 편의 이야기를 장마다 번갈아 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한 하루키는, 1987년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함으로써 일본 문학사에 굵은 한 획을 긋게 된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한없는 상실과 재생을 애절함과 감동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일본에서 6백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빅 베스트 셀러로, 대학 분쟁에도 휩쓸리지 않고 면학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섹스에도 능한 주인공 '나'와, 각각 다른 이미지의 세 여인 나오고, 미도리, 레이코와의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식이 잘 그려져 있다.

또한 1997년에는 옴진리교 '지하철 독가스 사건'을 취재한 특이한 르포집 『언더그라운드』를 발표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에 대한 평론집이 일본에서만 수십권에 이르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단정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작품을 통틀어 그는 현대사회 소외된 군상들의 고독을 나라는 일인칭 시점으로 집요하게 파헤쳐왔다. 또한 하루키에 대한 평론에서 그치지 않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을 받고 자란, 이른바 ‘하루키 칠드런Haruki Children’이라 불리는 작가들이 등장, 하루키 리믹스 붐을 일으키고 있어 그의 문학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있다. 리믹스 소설이란, 다른 작가의 원작 소설을 작가 자신만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혼합, 변형, 재창조한 소설을 일컫는다. 모토기 후미오의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REMIX』, 이누카이 교코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REMIX』 등이 있다.

하루키는 어렸을때부터 일본 문학을 좋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영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일본적인 것들이란 단지 등장하는 여러가지 일본어로 된 지명과 이름들 뿐이다. 그래서 일본의 일상과 이야기를 작품에서 다루고 있으면서 전혀 일본에 국한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작가는 '슬픈 외국어'에서 의미없는 하나의 언어에 의존하여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일이 슬프다는 얘기를 꺼낸 바 있다. 그럼에도 하루키는 언어로 결코 표현될 수 없는 개개인의 심리묘사와 의식세계를 탁월한 그만의 문체로 묘사해준다. 또한 언제나 작품의 끝에서 던져주는 여운들과 미완성인 듯한 느낌을 주는 스토리 구조는 더 없는 감동으로 독자들을 다음 작품으로 안내한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 출판되었는데, 특히 미국과 유럽 쪽은 ‘하루키 전집’이 발행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그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일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2005년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해변의 카프카』를 ‘올해의 책’에 선정했다. 또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체코의 ‘프란츠카프카 상’을,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이외의 작품집으로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빵가게 재습격』『댄스 댄스 댄스』『태엽감는 새』『스푸트니크의 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도쿄기담집』『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1Q84』등 다수의 장단편 소설, 에세이,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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